가을, 등산하기에 더 없이 좋은 시간

2019. 9. 22. 11:34즐거운 등산 일기

이제는 여름이 완전히 갔다. 올여름이 예년에 비해서 그렇게 많아 덥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여름은 등산하기에 좋은 계절은 아니다. 초록의 우거짐이라던지 산속에서 느끼는 청량함은 여름이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긴 하지만, 더운 날씨는 사람을 금방 지치게 만든다. 물도 많이 준비해야 되고 땀에 젖은 옷도 불편하다. 그리고 강한 햇살 속에 오랜 시간 노출되어 있다 보면 즐거움을 위해서 등산을 하는 것인지, 고생을 하기 위해서 산을 오르고 있는 건지 헷갈리게 된다.

 

개인적으로 7월을 정말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그래서 더욱이 빨리 여름이 지나가고 시원한 가을이 오길 바랬는지도 모른다. 그때 생각했었다. 이번 가을이 오면 멋진 등산으로 나에게 작은 보상을 해야겠다라고. 잠시 떠나 있을 여유가 필요했었다. 그리고,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시간은 흘러서 가을을 맞이하게 되었다.

 

9월에 출장이다 뭐다 신경쓸 겨를 없이 시간을 지내다 보니, 어느덧 9월 말이 다가오고 있다. 설악산은 지금이 단풍 절정이라는데, 이러다가 또 부질없는 일들에 시간을 낭비하다가 그 멋진 풍경을 마주하지 못할 것 같아, 오늘 서두러서 등산 일정을 잡았다.  

 

늦게 예약을 해서 그런지 정상 근처의 대피소들은 예약이 이미 차 있었다. 그래, 뭐 꼭 정상이 아니면 어떠랴. 설악산 양폭 대피소, 알아보니 정원이 10명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대피소 숙소라고 한다. 오히려 잘됐다 싶었다. 

 

올 가을의 설악산을 보고 싶다. 초록에서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을 보고 싶다. 여름의 시간을 강한 햇살과 같이 보냈을 그 푸른 잎새들이 이제는 그 역활을 다하고 아름다운 색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에게 흘렀던 시간을 반추해 보고 싶다. 일주일 남은 시간, 기다려진다. 곧 만날 설악의 모습에 설레기까지 한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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