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2. 18:02ㆍ즐거운 등산 일기
희한하게도 이번 여름은 그랬다. 주말에 등산을 가려고 하면 비가 온다거나 태풍 소식이 들리곤 했다. 머피의 법칙처럼 등산 갈 생각을 하늘이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어쨌든 그러다 보니 그럭저럭 여름엔 산에 한 번도 갈 기회가 없었다. 개인적으로도 7월엔 해결해야 될 어려운 일이 있어서 심리적으로 여유가 없다 보니, 등산에 대한 생각을 덜 하게 된 이유도 있었다. 그래도 꼭 설악산에는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9월을 기다려왔다.
9월을 지나면서, 설악 단풍이 다시 생각났다. 그래,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제쳐두고 설악산으로 떠나자! 이번 여름에 힘들었던 나와 함께 익어갔을 붉은 단풍을 만나러. 아무래도 단풍철에는 설악산 대피소 예약이 힘들겠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소청, 중청, 희운각 전부 예약 마감이었다. 마침 설악산 양폭 대피소엔 자리가 남았길래 얼른 예약을 했다. 양폭 대피소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곳인데 말이다. 대피소 위치가 소공원 출발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 있어서, 종주 일정에 묵어가기엔 위치가 다소 애매했다. 왜냐하면 첫날은 상대적으로 짧은 코스, 둘째 날은 긴 코스로 나워지기 때문이었다.
일정 : 9월 29일 - 9월 30일
코스 : 설악산 소공원 - 양폭 대피소 (일박) - 소청 - 중청 - 대청봉 - 천불동 계곡 - 오색약수터
첫날일정은 여유로웠다. 다만, 설악산 소공원으로 들어가는 주차 행렬이 너무 길어서 대기 시간만 40분이 걸리길래, 차를 일찌감치 한국콘도 근처에 있는 설악산 국립공원 사무소에 주차했다.
양폭대피소는 오련폭포와 양폭포 사이에 있는데, 규모가 아주 작다. 여기는 정원이 14명밖에 되지 않아서, 참 아담하고 포근한 분위기가 난다. 양폭 대피소 주인장 아저씨도 친절하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저녁 시간을 보냈다.
천불동 계곡은 양쪽으로 가파른 바위 절벽이 있기에, 낮에도 계곡 중심에는 해가 잘 들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해가 질 때가 되면 바위 절벽 위쪽만 해가 비추어져서 명암이 분명하게 대비되는 장면이 연출되는데, 그 멋진 모습이 사진으로 전부 표현이 안 되는 점은 아쉽다. 직접 와서 보시라!
대피소에 오면서 콘도나 여관급을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군대 막사 같은 불편한 숙소는 개선이 좀 되었으면 한다. 일박에 13,000원, 그리고 담요는 1장에 2천원내고 대여. 깔고 덮고 두장이 최소한 필요하니 담요 4,000원, 총 숙박 비용 17,000원. 그리고 햇반과 생수, 가스, 초코파이 등은 판매하고 있으니, 참고하시라. (물은 처음부터 무겁게 지고 갚 필요 없이 중간중간 대피소에서 사면된다. 단, 현금 준비 필수)
본격적인 산행과 설악산의 멋진 단풍 사진은 아래 2편에서
https://lovemountain.tistory.com/47
단풍 물드는 가을 설악을 다녀오다 #2
2일 차, 본격적인 산행 시작이다. 설악산 초입은 아직 푸르른 녹엽 일색이더니만, 조금 더 오르니 붉은색으로 변해간다. 날씨는 맑았지만 산행을 하기엔 약간 더운 날씨였다. 혹시나 바람이 불고 추울까 싶어 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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