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 22. 22:30ㆍ즐거운 등산 일기
설악산, 정상은 대청봉이죠. 높이는 1,708m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고 합니다. 봉우리가 푸르게 보인다는 데에서 유래되었다고도 합니다. 공룡릉·화채릉·서북릉 등 설악산의 주요 능선의 출발점으로 내설악·외설악의 분기점이 되며, 천불동계곡·가야동계곡 등 설악산에 있는 대부분의 계곡이 이 곳에서 시작한다고 합니다.
일기예보는 비가 약간 온다고해서 조금은 험한 여정이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출발했는데, 구름하나 없는 파란 하늘을 만나게 되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바다와 산맥이 만나는 경계라서 구름과 안개가 원래 많은 곳이라 기대를 안하고 가서, 더 파란 하늘이 반가웠는지 모르겠습니다.
얼어붙은 대청봉 정상석
정상에 오를수록 하늘이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새파란 하늘과 새하얀 상고대의 색상 대비는 차가우면서도 깨질듯한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바람은 매섭고 춥지만, 발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습니다. 눈에 가득 담아갑니다.
설악산 상고대
설악산 상고대
설악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전경입니다. 겨울이라서, 여름에 와서 보았던 모습과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사진으로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정상에 서서 내려다보는 짙은 바위의 거대한 맨얼굴이 왠지 낯설고 조금은 무섭게 느껴집니다. 공룡의 등뼈가 드러난 것 처럼, 능선의 모습은 장엄하고 멋집니다. 봄이 되면 공룡이 허리를 펴고 우두둑하며 일어설듯만 합니다.
설악산 능선
산과 바다, 그리고 눈을 한장의 사진에 담았습니다. 너무 추워서 한장만 얼른 찍고 이동합니다. 하지만, 그 찰나에도 엄지척, 손이 올라갑니다.
대청봉 정상에서 한시간 가량 이동하면 희운각 대피소를 만나게 됩니다. 희운각까지 내려오는 하산길은 경사가 상당합니다. 하산하는 내내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다리에 온 힘을 주고 내려왔더니, 올라갈때보다 더 땀이납니다. 하지만, 따뜻한 대피소에서 두다리 쭉 뻗고 쉴 수 있으니, 하산길은 그리 힘들지 않았네요. 희운각 대피소 내부입니다. 양쪽으로 2층 구조로 되어 있고, 출입문이 있는 벽면을 제외한 3면이 ㄷ 자 형태로 침상을 배열해 놓았습니다. 미리 예약을 하셔야합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피에서 일박에 7천원으로 예약을 하시고, 담요는 1장에 2천원으로 현장에서 지불하시면 됩니다.
희운각 대피소
8시에 일괄소등합니다. 하지만 8시부터 잠이 올리가 없지요. 누워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합니다. 가족생각, 회사생각, 그리고 내일 등산코스 생각...그러다 잠이 들었나봅니다. 눈을 뜨니, 아침이더군요.
희운각대피소
희운각대피소는 주로 공룡능선을 타기 위한 전초기지로 이용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1박을 한다는 것은 곧 다음날 아침에 공룡의 등을 타러 간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하지만, 겨울에 혼자서 공룡을 타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천불동 계곡쪽으로 하산하기로 합니다. 안전한 선택이지요. 하지만, 공룡은 또 다음 기회에 타러 와야겠네요.
천불동 계곡쪽은 볕이 잘 들지 않아서, 눈이 녹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하산할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여길 내려가야 되는데, 대략난감입니다. 어쨌든 내려왔습니다. ㅠㅠ
드디어, 소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소공원에서 다시 오색으로 복귀해서 혼밥을 합니다. 고생한 나에게 주는 소박한 선물입니다. 남이 해주는 밥이 그렇게 고마울수 없네요. 식당 아주머니께서 더덕이랑 도토리묵이랑 많이도 챙겨주십니다.
멋진 추억과 아름다운 풍경을 뒤로하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 길에 맞이한 석양입니다. 이번에도 저에게 많은 힘과 행복과 고마움, 그리고 건강함까지 가져다준 설악산 여행을 마칩니다. 세번이나 설악산을 탔지만 아직도 공룡을 못탄 아쉬움을 다음 등반에서는 해결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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