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22. 13:17ㆍ즐거운 등산 일기
제주도 한라산 등산을 생각했을 때 우선은 등산로를 결정해야 했습니다. 처음 가보는 한라산 등반이라서 어떤 등산코스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주변에 물어보니까 "성판악 탐방로"와 "관음사 탐방로" 코스, 두곳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역시 이 두 코스가 가장 인기가 있고 많은 분들이 찾는 코스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성판악코스는 한라산 동쪽에서 시작해서 정상인 백록담까지 오르는 코스입니다. 제가 이번에 다녀온 코스이기도 합니다. 코스의 난이도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경사가 심하지 않고 완반한 코스가 계속 이어지며, 설악산이나 북한산에서 마주하던 암벽이나 급한 경사, 혹은 아찔한 풍경들을 만날 기회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코스가 매우 매우 깁니다. 편도가 약 4시간, 왕복이 8~9시간 소요가 되기에 장시간 걸을 수 있는 체력과 준비물이 없으면 완주하기 어렵습니다.
관음사 탐방로는 북쪽에서 시작해서 남쪽인 백록담으로 향하는 코스입니다. 마찬가지로 코스가 매우 매우 깁니다. 성판악 코스와 비교했을때 길이는 약간 짧은 대신 경사가 좀 더 있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입산은 관음사, 하산은 성판악 (또는 반대) 으로 택하신다고 합니다.
한라산 입산을 위해선 미리 한라산 국립공원 탐방 예약을 해야 합니다. 예약을 마치면 아래와 같이 예약 확인 카톡이 전달되며, 입장 시에 필요한 QR Code 링크가 함께 전송됩니다. 입장할 때 QR코드와 신분증을 꼭 보여주셔야하니 미리 준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출발은 성판악 주차장에서 시작됩니다. 주차장 크기가 작기때문에 아주 서두르지 않으면 주차가 어렵습니다. 실제로 저도 이날 아침 8시에 도착했는데 주차장이 만차여서 주차를 하지 못하고 차를 돌려야만 했습니다. 가장 가까운 주차장이 차로 약 1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제주 국제대학교 주차장이며, 여기에 주차를 하고 다시 대중교통인 버스를 타고 성판악 주차장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이 때문에 약 30분 정도의 시간 지체가 있었네요. 차량을 이용하실 분들은 아침 일찍 서둘러주시던가 아니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게 좋을 듯하네요.
성판악을 출발해서 정상인 백록담을 오르다보면 위 사진과 같은 탐방 안내 표지판을 여러번 마주하게 됩니다. 백록담까지 가는 코스 중에 대피소는 두 곳이 있습니다. 속밭대피소와 진달래밭 대피소입니다. 코스가 길기때문에 대피소에서 꼭 한 번씩 휴식을 취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중간에 사라오름을 다녀오기 위해서는 백록담을 향하는 등산로를 잠시 벗어나서 오름까지 가는 길로 빠졌다가 다시 돌아오셔야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사라오름까지 다녀오려면 추가로 40분 정도의 시간을 잡으셔야 합니다.
겨울 산행에 아이젠과 스패츠는 필수입니다. 아이젠이 왜 필요한지는 따로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고요, 스패츠도 유용하게 사용했는데, 걷다보면 발목 사이로 눈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발이 젖는 것을 막아줍니다. 특히 이렇게 긴 코스를 걷는데 발이 젖는다면 동상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귀찮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스패츠까지 구비해 주시면 좋겠네요.
이제부터는 쭉 설산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드립니다. 정말 환상적인 경험이었습니다. 입산 바로 전날까지 제주도 한파와 폭설로 인해서 등산로가 전면 폐쇄되었다가 입산이 다시 열린 직후라서 그 풍경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어찌보면 흰색으로 뒤덮여서 다소 지루할 수 있는 풍광이었지만, 저에게는 신비롭기만 한, 마치 다른 세계를 걷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백록담은 너무 눈발과 바람이 거세고 앞을 잘 볼수 없었기에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다음엔 겨울이 아닌 하늘이 맑은 봄에 다시 와서 백록담의 영롱한 모습을 눈에 담아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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