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우중 산행, 길이 있다면 괜찮아

2018. 9. 1. 15:00즐거운 등산 일기

일기예보는 틀리니까 

8월 30일, 태풍 뒤에 호우 경보가 내리던 날, 일기예보가 틀릴거라는 얇팍한 믿음을 갖고 치악산으로 출발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기예보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했고, 사람은 거의 만나볼 수 없었던 적막한 산속에서, 천둥 번개와 폭우를 만나서 비에 젖은 생쥐꼴이 되어서 하산하였습니다. 

순토 무비로 기록한 등산코스

비가 온 뒤라 계곡물은 불어나서 콸콸 힘차게 흐릅니다. 

구룡사에서 출발합니다. 이곳이 사유지라서 입장료 2,500원을받는군요. 여기요~ 척! (표 받음)

금강송이 도로 양쪽으로 쭉 뻗어있습니다.    

비는 방금전까지 내리다가 걷혔습니다.

이때다 싶어서 등산을 시작합니다. 하산할때까지 비를 만나지 않기를 빌면서 올라갑니다.

"그래, 일기예보는 맨날 틀리는데 뭘~"

출발은 구룡탐방지원센터.

비로봉까지 왕복 6시간 30분이 걸린다고 합니다. 지금이 12시 30분이니까 잘하면 일몰 전에 비로봉까지 찍고 내려올 수 있을거란 희망을 품고 오릅니다.

구룡사 - 세렴폭포 - 비로봉 왕복코스!

단, 세렴폭포까지는 수월한 코스이지만, 거기서부터 비로봉으로 향하는 두 갈래길이 나오는데 왼쪽코스는 급경사 코스, 오른쪽코스는 중,상급 코스입니다.

구룡사! 원주 8경중 1경이라고 하니 그냥 지나칠순 없네요.

구룡사 일주문을 지나며!

일주문을 지나서 조금 가다보니, 낯선 돌항아리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나타나네요.

스님들의 사리함인지 묘역인지 잘 모르겠네요. 

구룡사의 전경이 멋집니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사진만 찰칵 찍고 바로 패스합니다.

비가 많이 온 직후라, 폭포는 정말 시원하게 쏟아집니다. 여기가 세렴폭포이구요.

구룡사에서 세렴폭포까지는 40분정도 걸립니다. 코스도 수월하니 꼭 등산화가 아니어도 쉽게 갈 수 있을 것 같네요.


어색한 셀카에는 어색한 미소로 답해줍니다.

등산한지 세시간쯤 되었을까..정상인 비로봉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싯점에서...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천둥이 치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좀 있다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하산을 거의 뛰다시피해서 내려왔네요.

싸이렌이 울리더군요. 동영상을 한번 보시면..ㅠ

하산하는 내내 비를 맞으면서 내려왔습니다.

"우중산행"

"갑자기 계곡 물이 불어나서 길이 끊어지면 어떡하지?"

"이러다가 고립되면 정말 뉴스에라도 나는거 아닌가?"

그러다 문득 이 생각이 떠오르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다시 침착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 길이 있다면 괜찮아, 나는 지금 길 위에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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