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실리콘벨리, 벵갈루루 (Bangalore)

2023. 3. 6. 00:19카테고리 없음

인도의 실리콘벨리, 벵갈루루 (Bangalore)

 

인도의 대도시이자 IT산업의 중심지인 도시, 바로 벵갈루루이다. IT 회사들이 집중적으로 모여있는 곳이기 때문에, 인도 사람들은 이곳을 인도의 실리콘벨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게 봐준다고 해도, 실리콘벨리라는 이름을 가져다 쓸 정도는 아니다.

 

벵갈루루가 발전을 하기 시작한 때는 바로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였다. 찜통더위를 피하고 싶은 영국인들이 약 해발 920m의 서늘한 고원지대에 자리한 벵갈루루를 새로운 행정 중심지로 선택한 뒤 발전하게 되었다. 때문에 도시가 정돈된 느낌을 주고 있으며 현재 인도인의 가장 살고 싶은 도시 1위를 차지하기도 하였다. 2017년에는 자그마치 1,233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벵갈루루는 인도 정부가 조사한 생활 편의 지수(Ease of Living Index)에서 1위를 차지하여, 조사 대상인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 49개 가운데 인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뽑혔다. 벵갈루루 다음으로는 푸네, 아마다바드, 첸나이, 수라트가 상위 다섯 도시이며, 수도 델리는 13위였다.

켐피고다 국제공항, 인도 벵갈루루

벵갈루루 공항에서 우버 이용하기

 

벵갈루루 도심에서 꽤 떨어져 있는 곳에 국제 공항이 있다. 우버를 이용할 수 있어서 다행스럽게 호텔까지 비교적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수월하다고는 하지만 공항 시설의 인프라나 기사들의 수준을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으니 어느 정도는 상황에 맞게끔 기대 수준을 낮추는 것이 좋겠다. 

Hilton Bangalore Embassy Golf Link

예약한 곳은 그래도 이곳에서 가장 좋은 호텔중의 하나인 힐튼 벵갈루루 호텔이었다. 바로 옆에 골프장이 있었는데도 출장으로 오다 보니 사실 골프장이 있었는지도 몰랐다. 내부는 깔끔했고 서비스나 음식도 나무랄 데 없었다. 공항에서 호텔까지 거의 1시간 40분 정도 걸렸는데 길 위에 다니는 모든 차들이 클락션을 쉬지 않고 울려대는 바람에 신경이 계속 곤두서있었고 그것 때문에 평소보다 더 피곤하게 느껴졌다. 호텔 안은 조용해서 좋았다.

Hilton Bangalore Embassy Golf Link
Hilton Bangalore Embassy Golf Link
Hilton Bangalore Embassy Golf Link

인도에 도착해서 확실하게 느낀 것은, 역시 인구가 많다는 것이다. 다른 어떤 공항에서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는 것을 본 적이 없었고, 낮이고 밤이고 엄청나게 많은 사람과 차들이 길위에 떼 지어 있다. 긍정적인 시각과 마인드로 이 광경을 바라본다면 "경의롭고 역동적이다"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고 반대로 "무질서하고 불편하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Hilton Bangalore Embassy Golf Link
Hilton Bangalore Embassy Golf Link
벵갈루루 시내에 있는 Dell의 IT Training Center
벵갈루루에 있는 현지 식당

벵갈루루에는 확실히 젊은 사람들이 많다. 젊다보니 역동적이다. 도시가 젊은 느낌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IT회사에 근무한다. Google, Microsoft, Dell 등등 수많은 글로벌 IT 회사들이 이곳에 R&D센터나 Service outsourcing 부서를 두고 있는데, 그 규모가 상당하다. 외국계 IT회사들이 이곳의 사람들을 많이 채용하는 이유는 첫 번째로 영어를 기본적으로 잘하는 데다가, 인도의 교육열이 장난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수준은 평균 이상이고, 상위의 인도인들은 상당히 똑똑하다. 그리고 엄청난 출세욕을 기본적으로 모두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때로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긍정적인 태도에 놀라기도 한다. 

 

벵갈루루 시내에 있는 원숭이 사원

인도에는 다양한 언어와 민족, 종교가 혼재되어 있다고 하는데 역시나 시내 곳곳에 사원이 있었다. 이곳은 아마도 원숭이를 신으로 모시는 사원이 벵갈루루 시내 한복판에 있었다. 원숭이 신의 표정이 자못 근엄하고 마치 인간보다 더 높은 존재인양 뽐내는 듯 하다. 

 

 

 

벵갈루루에서 흔하게 만날수 있는 노점상

 

길거리의 모습은 호텔의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노점상들은 저마다 특색있는 물건들을 팔고 있었는데, 인도 현지인 친구가 권해준 것이 코코넛 음료수였다. 처음에 그 친구가 음료수를 권하길래, 그게 저 코코넛을 잘라서 바로 준다는 것이라곤 생각을 못했다. 큰 칼로 코코넛을 몇 번 퍽퍽 쳐내더니 빨대와 함께 건네주었다. 맛은 사실 하나도 없었고 차라리 생수를 먹는 게 나았을 거라고 생각이 되지만, 이 친구의 성의를 봐서 마지못해 몇 모금 먹긴 했다. 

 

시내에서 이동은 주로 택시를 타고 다녔다. (맞다, 당연히 택시로 다닌다, 인도라고 해서 소나 말을 타고 다닐리는 없다. 인구 천만이 넘는 도시란 말이다.) 여기의 교통 체제는 가장 중요한 세가지가 없다. 첫째로는 신호등이 없다. 두 번째로는 차선이 없다. 세 번째론 양보라는 게 없다. 신호동이나 차선이 물리적으론 존재한다고 할 순 있겠지만, 현실적으론 없다고 보는 게 맞다. 이곳에서 깨달음이 있다면, 차들은 무질서하게 다니지만 결코 큰 사고는 나지 않는 질서를 가졌다. 양보를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누구 하나 그걸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결과로 일어나는 일은 신의 뜻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코코넛을 그대로 잘라서 음료수로 판매한다

 

 

출장에서 호텔을 정리하고 나갈땐 고마운 생각이 항상 든다. 이곳에서 편안한 나의 보금자리가 되어 주어서 고 맙구구나 하는 생각이 항상 든다. 인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지만 다시 인도에 간다면 조금은 마음 편하게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표정한 인도 사람들의 모습의 이면 속에서 가족을 생각하는 절실한 마음과 더욱 치열하고 열심히 일해서 지금의 가난을 벗어나겠다는 의지, 그리고 인도 미래에 대한 긍정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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